본문 바로가기

사회파추리소설3

히가시노 게이고(東野圭吾) 깊이 읽기 9: 정통 미스터리에서 사회파로 "한때 트릭과 밀실에만 매달리던 작가는, 어떻게 우리 사회의 가장 어두운 그늘을 파고드는 거장이 되었을까?" 지난 7편과 8편에서 히가시노 게이고(東野圭吾)의 소설에 왜 순수한 악인이 없는지, 그 뒤에 어떤 사회적 그늘이 있는지 깊이 있게 살펴봤습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그의 작품이 이런 결을 지녔던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데뷔 시절의 행적을 좇아가 보면 그는 밀실과 트릭이라는 정통 미스터리의 문법에 누구보다 진심이던 작가였습니다. 이번 9편에서는 데뷔작부터 최근작까지 작가 자신이 직접 남긴 발언들을 나침반 삼아 문체와 주제가 어떻게 거대한 변모를 겪어왔는지 그 궤적을 짚어보겠습니다. 히가시노 게이고(東野圭吾)의 작품 세계는 데뷔 시절부터 현재까지 뚜렷한 시기별 변모를 거쳐왔습니다. 1980년대 데뷔 .. 2026. 8. 23.
히가시노 게이고(東野圭吾) 소설 속 악인 없는 범죄 뒤에 숨겨진 사회의 그늘 지난 7편에서 히가시노 게이고(東野圭吾)의 소설에 '순수한 악인'이 잘 등장하지 않는 이유를 살펴봤습니다. 범인을 궁지로 몰아넣은 건 대개 그 사람 개인의 악함이 아니라 범인에게 놓인 사회적 상황이었습니다. 이번 8편에서는 그 상황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들여다봅니다. 그의 소설 곳곳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세 가지 사회적 그늘, 빈곤과 가정폭력, 그리고 또래 집단 속 소외입니다. 이번 편에서 짚어볼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 속 사회적 그늘은 크게 세 가지 갈래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첫째는 빈곤과 그로 인한 범죄, 그리고 남겨진 이들이 겪는 사회적 낙인의 문제를 다룬 2003년 작『편지(手紙)』입니다. 이 작품은 제129회 나오키상(直木賞) 후보에 올랐으며, 2006년 영화와 2018년 드라마로 제작될 .. 2026. 8. 21.
히가시노 게이고 '백야행', 20년 넘게 다시 읽히는 이유 지난 글에서는 나오키상 수상작 『용의자 X의 헌신(容疑者Xの献身)』이 지금까지 읽히는 이유를 살펴보았으며 이번 편에서는 20년 넘게 회자되고 있는 또 하나의 대표작 『백야행(白夜行)』을 들여다보겠다고 예고했습니다. 흥미로운 사실 하나를 먼저 짚고 가겠습니다. 『백야행』은 나오키상 후보에 올랐지만 끝내 수상하지 못한 작품입니다. 그런데도 오늘날 많은 독자와 평론가들이 이 작품을 히가시노 게이고의 최고작으로 꼽습니다. 낙선과 대표작 사이의 이 간극이야말로 『백야행』을 이해하는 첫 번째 열쇠입니다. 결말을 밝히지 않는 선에서 이 작품이 왜 지금까지 다시 읽히는지 세 가지 이유로 짚어보겠습니다. 히가시노 게이고(東野圭吾)가 집필한 장편 추리소설『백야행(白夜行)』은 슈에이샤(集英社)에서 발행하는 문예지『소설 스바.. 2026. 8. 15.